[제 2편] 개인 휴대폰 번호의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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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이후, 나의 일상은 완벽하게 양분되었다. 


낮 동안에는 서류 뭉치와 모니터 화면 앞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업무를 처리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주머니 속 스마트폰 화면이 반짝일 때마다 나의 심장은 무서운 속도로 요동쳤다. 


청순한 외모 뒤에 숨겨진 탄탄하고 풍만한 반전 볼륨, 그리고 자신을 거칠게 몰아붙이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던 김소연의 치명적인 섹기는 지루한 중년의 삶에 투여된 가장 강력한 각성제이자 최고의 보약이었다.


​"당신, 요즘 무슨 좋은 일 있어? 


 자꾸 핸드폰만 보면서 웃네."


​저녁 식탁에서 아내가 툭 던진 말에 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니... 회사 프로젝트 변동이 좀 있어서 그래."


구차한 변명을 대며 나는 급히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으로 쑤셔 넣었다. 


하지만 주머니 속에서 느껴지는 진동은 이미 나의 일상을 지배하는 거대한 우상이 되어 있었다.


​첫 방문 이후 딱 일주일이 되던 날 밤, 나는 참지 못하고 다시 강남의 그 VVIP 오피스텔을 찾았다. 


회당 80만원이라는 금액은 평범한 가장의 한 달 용돈을 가볍게 상회하는 액수였지만, 이미 이성을 마비시킨 도파민 앞에서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오직 김소연이라는 치명적인 보약을 다시 한번 온몸으로 흡수하고 싶다는 열망뿐이었다.




​오피녀 김소연과 두 번째 만남은 첫 번째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격렬했다. 


문이 열리고 소연이 특유의 묘한 비음 섞인 목소리로 


"오빠, 또 왔네?"


라며 생긋 웃을 때, 나는 이미 현실의 모든 무거운 짐을 복도에 던져버린 상태였다.


조명이 어두워진 침실, 두 사람의 신체는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166cm에 48kg의 가녀린 체구 덕분에 소연을 품에 안았을 때 완벽하게 쏙 들어오는 그 밀착감은 두 번째 유희에서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슬림한 몸매와는 다르게 안쪽에서 단단하고 쫀득하게 조여오는 강력한 스킬은 나의 사정감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내가 본능에 이끌려 그녀를 거칠고 팍팍 몰아붙여도, 소연은 아프다는 기색 없이 오히려 나의 등을 가냘픈 손톱으로 파고들며 더 깊은 조율을 갈망했다. 


청순한 얼굴로 거친 호흡과 앙앙대는 신음 소리를 방안에 가득 채우며 달려드는 그녀의 적극적인 마인드는 단순한 유흥을 넘어선 거대한 해방감을 선사했다. 


주황색 조명 아래서 유려하게 꺾이는 개미허리와 잘록한 골반의 선을 바라보며, 나는 영혼까지 전부 태워버릴 기세로 질주했고 결국 참아왔던 에너지를 시원하게 대분출하고 장렬히 전사하듯 쓰러졌다.


​마무리된 후에도 소연은 상냥함을 잃지 않았다. 


땀에 젖은 나의 몸을 따뜻한 수건으로 다정하게 닦아주고, 헝클어진 셔츠 깃을 세심하게 정돈해 주며 살갑게 배웅하는 그녀의 모습은 완벽한 '공주' 그 자체였다.


돈으로 산 찰나의 환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깔끔하고 완벽한 접대 매너에 나의 영혼은 송두리째 저당 잡히고 있었다.




한 달 동안 대여섯 번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한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나는 점차 소연을 단순한 접대원으로 보지 않게 되었고, 소연 역시 매번 자신을 아끼고 매너 있게 대하면서도 거액의 지출을 아끼지 않는 중년의 나에게 사적인 호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그날 밤도 평소처럼 격정적인 조율이 끝나고 침대 머리맡에서 열기를 식히던 중이었다. 


소연이 나의 가슴에 부드럽게 머리를 기대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오빠, 매번 사이트 통해서 예약하면 실장들이 수수료 엄청 떼어가. 


돈도 아까운데... 이제 나 보고 싶으면 이쪽으로 직접 연락해."


​소연이 자신의 개인 스마트폰 화면을 켜서 보여준 휴대폰 전화번호 11자리(010-3570-824X)의 숫자는 단순한 연락처가 아니었다. 


그것은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숨어있던 업소녀 김소연이, 나라는 사내의 개인적인 영역으로 걸어 들어오겠다는 치명적인 초대장이었다. 


나는 손가락을 미세하게 떨며 그 번호를 나의 폰에 저장했다. 


차마 본명을 적지 못하고 그저 '공주씨'라고 짧게 기록하는 나의 심장은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이제 대낮에도 수시로 


"오빠 뭐해?"


"오늘 날씨 좋다, 보고 싶다"


라는 메시지가 내 일상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가정을 향한 죄책감의 둑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진짜 파멸을 향한 중독의 기차가 거침없이 폭주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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